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감독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아미르 갈리노에이 이란 감독이 우승 기회를 놓치자 이란 축구팬들에게 사과했다.

이란은 8일(한국시간)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카타르와 4강 맞대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란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그럴 것이 이 패배로 이란은 48년 만에 아시아 무대 정상에 오르겠다는 꿈이 물거품 됐다. 이란은 1968년, 1972년, 1976년 3연속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란은 조별리그 3전 전승에 이어 16강 시리아, 8강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을 잡아냈다. 그러나 4강에서 카타르는 넘지 못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이란이 앞섰다. 카타르가 개최국이고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이란의 전력이 더 뛰어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이란이 21위, 카타르가 58위다. 특히 이란은 사다르 아즈문(AS로마)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연속골을 허용해 역전을 내줬다. 2-2 동점이던 후반 37분에는 카타르 공격수 알모에즈 알리(알두하일SC)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았다.

이란은 이번 대회 역대급 멤버를 데리고 우승에 도전했다. 그야말로 황금세대로 불렸다. 하지만 노장 선수가 꽤 있다. 이란 에이스 메흐디 타레미가 30대를 넘겼다는 점에서 다신 오지 않을 기회를 놓쳤는지도 모른다.

스포츠전문 스포츠스타에 따르면 갈리노에이 이란 감독도 탈락 이후 "이란 국민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우리는 그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할 책임이 있다. 결승에 진출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이어 갈리노에이 감독은 "우리는 많은 기회를 놓쳤다. 후반에만 8개의 코너킥을 얻었다. 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하면 당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축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찾는다면 이란축구협회도, 선수들도 아닌 바로 나다. 이 패배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다"며 "내 인생에서 최악의 날 중 하나였다"고 다시 사과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완전히 다른 태도다. 이란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우승이 간절했지만 똑같이 4강 탈락했다. 한국축구는 1956년 1회 대회, 1960년 2회 대회 이후 한 번도 아시안컵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64년 만에 우승하겠다는 꿈을 안고 도전에 나섰다.

역대급 멤버를 자랑해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유럽 빅리그, 빅클럽에서 활약 중이다. 하지만 4강 요르단전에서 완패를 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이 '87위' 요르단에 패해 충격이 더했다.

그런데도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당시 현장 인터뷰를 통해 "여론이 왜 악화됐는지 모르겠다. 나도 우승하고 싶었다"며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진 결과를 가져오고 좋은 경기를 선보였다. 아시안컵 4강은 실패라고 볼 수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