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마침내 10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서울 삼성은 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3-24 정관장프로농구에서 카피 코번, 이정현, 이원석 활약에 힘입어 이관희가 분전한 창원 LG를 접전 끝에 88-86으로 이겼다.

이날 결과로 삼성은 10연패 탈출과 함께 6승(31패)째를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LG는 14패(24승)째를 당했다.

전반전 삼성이 무려 16점을 앞섰다. 공수에 걸쳐 앞선 경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삼성은 카피 코번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에 가담하며 56점을 쓸어 담았다. 높은 집중력이 원동력이었다.

LG는 계속된 원정 속에 분명한 피로감이 보였고, 삼성 공격을 제어하지 못한 채 열세를 경험해야 했다. 전반전은 삼성이 56-40으로 앞섰다.

3쿼터, LG가 집중력과 짜임새를 앞세워 추격전을 펼쳤다. 종료 3분 여를 남겨두고 3점차 접근전을 가져갔다. 이후는 달랐다. 삼성이 수비를 정돈해 실점을 차단한 후 이동엽 연속 득점으로 두 자리 수 리드를 가져갔다.

4쿼터, 양 팀은 접전을 벌였다. 한 치앞을 알 수 없는 승부를 이어갔다. LG가 결국 원포제션 게임을 만든 후 동점과 역전을 주고 받았다. 종료 직전, 삼성이 이정현 투맨 게임으로 승부를 걸었고, 이는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위닝샷이었다. 삼성이 10연패 탈출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3경기 동안 무려 108점을 허용하며 연패에서 탈출에 실패했다. 5경기로 범위를 넓혀도 100.2점이라는 점수를 내줬다. 승리를 거둘 수 없는 수비력이었다.

경기 전 김효범 대행은 “수비적인 것에 대해 강조했다. 3점슛 허용률이 너무 크다. 속공도 너무 많이 허용하고 있다. 우리는 3점 성공률이 20% 대다. 오늘은 정말 열심히 해서 홈 팬들에 보답을 해야 한다. 강한 정신 무장으로 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김 대행의 간절함이 통했을까? 전반전 삼성은 4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창원 LG를 상대로 무려 56점을 퍼부었다. 코번과 이정현을 중심으로 경기에 나선 선수들이 높은 집중력과 함께 공격을 이어간 결과였다.

LG는 지난 5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했고, 실점이 76.4점에 머물 정도로 짠물 수비를 펼쳤다. 삼성은 그런 LG를 상대로 56점이라는 높은 득점과 함께 16점차 리드를 거머쥐었다.



앞선 경기와 에너지 레벨과 활동량에서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집중력 또한 높아 보였다. 그대로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작전에 앞서 경기에 임할 때 필요한 요소들(정신 무장, 집중력, 투지 등)이 그대로 경기에 녹아든 느낌이었다.

41점을 허용한 수비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맨투맨을 기반으로 맨투맨과 매치업 존 그리고 로테이션 디펜스를 섞어 사용했다. 효율적인 움직임과 함께 실점을 최소화한 삼성의 전반전이었다.

사실 이전까지 삼성의 문제 중 하나는 준비된 작전을 이행하는 힘이었다. 위에 언급한 대로 보이지 않는 전력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경기력에서 LG에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현재 삼성의 또 하나의 약점은 기복 혹은 집중력 부재다. 일정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힘이 약하다. 한 순간 와르르 무너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과로 대량 실점을 내주는 순간이 적지 않다.

후반전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였다. 우려가 현실로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10연패 탈출과 홈 경기라는 두 가지 요소가 작용했던 삼성은 LG 거센 추격전 속에 자신들이 해야할 것을 지켜냈다. 전반전과 같이 완벽하진 않았다.

하지만 연패 탈출의 강한 의지는 선수들 움직임으로 경기에 반영 되었고,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2점차 신승의 기쁨과 함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날 경기는 삼성이 ‘해낼 수 있는 경기’를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인트 가드와 슈터에서 아쉬움이 존재하는 전력이지만, 두 외국인 선수이 합이 평균 이상이고, 최승욱과 신동혁이라는 알토란 같은 선수가 존재하는 전력 속에 그들의 풀어낼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탈꼴찌가 힘든 상황의 후반이지만, 그들은 내년 시즌을 위해서라도 이날 경기의 과정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