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크롬비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배구 팬들에게 확실하게 알렸다. 선두 현대건설의 10연승을 막아서며 미소 지었다.

23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3-2024 V-리그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3라운드 경기는 IBK기업은행의 3-2(25-17, 25-16, 20-25, 23-25, 15-5)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 승리로 연승에 성공한 IBK기업은행은 10승 8패 승점 28점으로 4위를 유지했다. 3위 GS칼텍스(승점 31)에도 승점 3점 차로 다가섰다.

반면 9연승 행진을 마무리 한 현대건설은 13승 5패 승점 41점을 기록했다. 선두는 유지했고 2위와의 격차로 조금 더 벌어졌다.

이번 시즌 두 팀의 세 차례 맞대결은 여전히 현대건설이 2승 1패 우위를 보였지만 IBK기업은행이 상대전 첫 승을 거둔 건 의미가 있었다.

IBK기업은행은 아베크롬비가 36점, 표승주가 18점, 황민경이 14점, 최정민이 9점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공격 득점 75-54 절대우세 속에 경기를 풀어냈다. 현대건설은 모마가 19점, 양효진이 17점, 정지윤과 위파위가 각 10점을 올렸지만 5세트 뒷심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1세트 초반이 이날 경기의 전반부의 축소판이었다. 12-4까지 벌어지는 동안 리시브와 연결, 공격결정력까지 확연한 차이가 났다. 선수들의 움직임 또한 극명하게 엇갈렸다.

결국 1세트는 초반 격차가 그대로 유지된 가운데 25-17로 마무리 됐다. IBK기업은행의 낙승이었다.

IBK기업은행은 1세트에 아베크롬비가 11점(성공률 62.5%), 표승주가 6점을 올린 반면, 현대건설은 모마가 3점(12.5%)에 묶였다. 양효진도 3점, 이다현이 4점을 올렸지만 완패했다. 좀처럼 추격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웠다.

2세트 초반 현대건설이 모마와 위파위의 공격 득점으로 5-3리드를 잡았지만 잠시였다. 두 선수가 번갈아 범실하며 동점을 허용했고, 이후 흐름은 IBK기업은행이었다.

표승주가 득점 이후 기뻐하고 있다.

폰푼 세터가 네트 앞을 점령한 가운데 아베크롬비의 원맨쇼가 코트를 수놓았다. 2세트 11-8에서 12-8이 되는 랠리는 이날 현재까지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해줬다.

IBK 김현정의 서브를 현대건설 위파위가 받았고, 김다인의 토스 이후 모마가 공격했다. IBK는 김현정의 디그 이후 폰푼이 정확하게 공을 올렸고, 표승주가 공격을 성공시키며 추가점을 올렸다.

아베크롬비와 폰푼의 콤비는 위력적이었다. 현대건설이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일 정도였다. 순위표 없이 경기를 봤다면 선두가 어느 쪽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2세트도 현대건설이 25-16으로 손쉽게 따냈다.

5분을 쉬고 시작한 3세트. 현대건설이 분위기를 가다듬었다. 6-6에서 위파위의 강타 이후 정지윤이 블로킹 득점을 올렸고, 양효진은 속공을 성공시켰다. 10-7로 앞선 현대건설은 리드를 유지했다.

정지윤과 위파위의 공격 득점에 모마가 가세했다. 양효진의 득점도 활발해졌다. 세트는 현대건설의 차지였다.

4세트. 15-15까지 팽팽한 접전이었다. 경기를 끝내려는 IBK기업은행과 5세트로 몰고가려는 현대건설의 충돌이었다.

이후 황민경의 공격 득점과 폰푼의 2단 페인트로 2점을 앞선 IBK기업은행은 김현정의 추가점으로 3점을 앞섰다. 아베크롬비의 득점으로 전광판은 20-16을 가리켰다.

현대건설은 추격했다. 모마의 강타를 비디오판독으로 찾아왔고, 양효진의 블로킹 득점으로 20-21로 다가섰다. 모마의 강타로 동점에 성공한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중앙 득점으로 22-21 역전을 끌어냈다.

IBK기업은행은 최정민의 속공 득점으로 23-23 동점을 만들며 마지막 힘을 냈다. 하지만 세트는 현대건설의 차지였다. 모마가 표승주의 공격을 차단했고, 상대 아베크롬비의 공격은 아웃됐다.

마지막 5세트. 초반부터 IBK기업은행의 흐름이었다. 아베크롬비의 세 차례 득점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상대 범실과 아베크롬비의 블로킹 득점으로 8-1로 앞선 가운데 코트를 체인지했다. 아베크롬비는 다시 한 번 위파위의 공격을 차단했다. 9-1까지 벌어진 스코어는 이날 경기 승리의 향방을 확실하게 알렸다.

IBK기업은행이 리버스스윕 패배 위기를 넘기며 3라운드를 연승으로 마무리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