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이 K리그2(2부)로 강등됐다. 앞선 2경기에서 연승 흐름을 타면서 K리그1 최하위 탈출 경쟁에서 ‘다이렉트 강등’만은 피할 것이란 ‘희망’이 있었지만, 현실이 되고 말았다. 수원은 최종전에서 강원FC와 0-0 무승부에 그치는 바람에 창단 첫 K리그2 강등의 역사를 썼다. 수원 삼성이 K리그에서 누렸던 화려했던 시간을 떠올리면 굴욕이나 다름없는 결과다.

어찌보면 이미 예견됐던 결과다. 수원 삼성은 최근 과거 영광과는 멀어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수원 삼성이 지난 5시즌 파이널A(1~6위)에 든 것은 두 번뿐이다. 결승선에선 모두 6위였다. 파이널B(7~12위)에 머문 다른 세 시즌 중 지난 시즌에는 10위로 힘겹게 강등권을 피했다. 모기업의 투자 축소와 다소 안이한 구단 운영이 오랜 시간 누적된 결과다.

이제 수원 삼성이 현실을 마주할 시간이다. 빠른 시간 내에 K리그1(1부) 도약을 노리겠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그 역시 만만치 않다. 국가대표들이 매 시즌 수혈되는 김천 상무같은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승격 경쟁도 1부 만큼 뜨겁다.

2019시즌 K리그1 최하위로 강등됐다가 이듬해 K리그2 정상에 오르며 승격된 제주 유나이티드 정도가 부진했던 시간을 짧게 끊은 팀이다. 제주는 K리그1 승격 직후 두 시즌 파이널A에 이름을 올렸다.

1995년 창단한 전남 드래곤즈도 암흑기가 길어지고 있다. 같은 모기업을 가진 포항 스틸러스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2016시즌 K리그1 5위에 오르기도 했던 전남은 2018시즌 최하위로 강등되더니, K리그2에서도 상위권 경쟁에서 밀려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만 두 차례 강등을 경험한 성남FC 등도 부진이 길어질 조짐이다.



K리그1 재승격을 위해선는 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김대길 스포츠경향 해설위원은 “김천이 빠지면서 그래도 저력이 있는 수원 삼성이 승격 1순위가 되지 않을까”라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선수들을 지키면서 외국인 선수 등에서 전력 보강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리그2도 쉽게 볼 수 없다. 빡빡한 일정 등 변수가 많다. 수원 삼성이 빨리 충격을 벗어나면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새 리그에 적응한다는게 말이 쉽지, 쉬운게 아니다”며 오프시즌 준비 과정을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