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주형이 14일 LG전서 폭풍 잔소리를 들은 이유
“동료들에게 먼저 혼났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주형(23)은 올해 들어 2번이나 부상을 입었다. 대만 스프링캠프에선 왼쪽 허벅지 근육을 다쳐 조기에 귀국했다. 4월 2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지만, 7경기만 치르고는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 이번에는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이었다. 이달 9일 1군으로 복귀한 그는 최근 지명타자로만 나서고 있다. 올해만 2차례나 허벅지 근육을 다친 만큼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게 키움 코칭스태프의 구상이다.
그런데 14일 잠실 LG 트윈스전 도중 이주형은 키움 선수단 전체를 놀라게 했다. 2-0으로 앞선 7회초 1사 1루서 우전안타를 때린 그는 계속된 1사 1·3루서 상대 투수의 폭투에 1루서 3루까지 내달렸다. 결과는 세이프. 3-0으로 앞선 가운데 이어진 1사 1·3루선 송성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추가점까지 뽑았다. 키움은 결국 5-0으로 승리했다. 이주형이 적극적 주루플레이를 통해 키움이 1승을 추가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과 동료 선수들은 걱정이 앞섰다. 적극성은 좋지만, 무리하다가는 부상이 도질 수 있어서다. 이주형이 1루서 3루까지 질주한 장면을 보면서 홍 감독은 ‘덕아웃으로 들어오면 한소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벼르고 있었지만, 홍 감독이 나설 일은 없었다.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던 키움 선수들은 이주형이 득점 후 덕아웃으로 들어서자마자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홍 감독은 이를 지켜보기만 했다.
홍 감독은 15일 잠실 LG전에 앞서 “내가 나서기 전에 팀 동료들이 이주형에게 얘기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만 꽉 깨물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이주형의 타격 밸런스가 썩 좋지 않은데 팀 사정상 조정할 시간을 줄 여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루플레이에서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고 곱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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