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본전에 '학생 응원단' 동원…3000석 매진, "좌석 더 열어달라"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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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20:24
▲ 지난달 28일 오후 북한과 일본 여자축구 2024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경기가 치러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 학생 등이 단체 응원을 하고 있다.
북한 대표팀이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일본과 경기를 위해 원정 좌석 확대를 일본 축구협회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축구협회가 북한 측에 배정한 원정 좌석 3000석이 모두 매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켓을 구매하려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에 북한 측에서 일본 축구협회에 원정 좌석을 더 판매해달라는 요청을 하게 됐다.
북한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아시아 2차 예선에 출전, 한국 등과 경기를 치렀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중도 기권해버렸다.
남자 축구 대표팀은 이후 한동안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가 남자 연령별 대표팀이 출전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다시 국제무대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오후 북한과 일본 여자축구 2024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경기가 치러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 학생 등이 단체 응원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북한과 일본 여자축구 2024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경기가 치러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 학생 등이 단체 응원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같은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축구 최종 예선 일본과 북한 경기에서도 북한 응원단은 배정된 3000석을 꽉 채웠고 열렬한 응원을 쏟아 냈다.
북한은 21일 경기엔 재일 조선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로 구성된 '학생 응원단'을 중심으로 한 응원전으로 선수단에 힘을 싣기로 했다. 학생 응원단은 각자 학교에서 응원 연습을 하고 있다.
▲ 북한 남자축구대표팀이 중국 베이징을 거쳐 일본 도쿄에 입성했다. 이들은 오는 21일 신국립경기장에서 일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갖는다. 26일에는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4차전으로 만난다.
북한 대표팀은 결전을 하루 앞두고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선수와 스태프를 포함한 35명이 분홍색 넥타이를 멘 정장 차림으로 공항에 들어섰고 인공기를 흔들며 환영 인파에 인사했다.
한편 하네다 공항은 일반인과 접촉을 막기 위한 특별 동선을 설치하고 화장실과 흡연 구역을 일시적으로 폐쇄했으며 '특별 경계' 완장을 찬 경비원을 포함한 직원 50여 명을 배치해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와 AC페루자 유벤투스 등에 몸 담았던 북한 대표팀 공격수 한광성은 일본 매체 ANN과 인터뷰에서 '경기 자신 있느냐'는 물음에 "예"라고 짧게 답한 뒤 "준비는 잘 됐느냐"고 묻자 "네, 잘 돼 있습니다"라고 자신했다.
▲ 북한 남자축구대표팀이 중국 베이징을 거쳐 일본 도쿄에 입성했다. 이들은 오는 21일 신국립경기장에서 일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갖는다. 26일에는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4차전으로 만난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B조에 묶인 두 팀은 3월 A매치에서 홈 앤드 어웨이로 맞선다. 21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2차 예선 3차전을 치른 뒤 26일 평양으로 옮겨 4차전을 펼친다. 현재 일본은 2연승으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고, 북한은 1승 1패로 2위에 올라 있다.
전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정대세는 일본 TV 인포메이션 라이브 미야네야에 출연해 "홈 팀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경기"라며 "일본에 가장 좋은 것은 원정에서 실점하지 않고 1골 차로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북한에서 A매치를 치르는 건 13년 만이다. 지난 2011년 11월,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을 통해 평양으로 들어가 경기했다. 당시 반일 감정이 극심한 북한 관중 앞에서 일본은 기가 죽었고, 후반 5분 결승골을 허용하며 북한에 0-1로 졌다.
일본에 있어 북한 원정은 공포로 남아있다. 스포츠 호치는 "당시 일본 대표팀은 4시간 동안 평양 순안공항에 억류됐다. 수화물 검사가 길게 진행됐고, 반입하려던 음식물을 압수당했다"며 "휴대전화와 노트북도 들고 들어가지 못했고, 일본축구협회는 선수단에 산책과 쇼핑 금지를 신신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정대세는 "J리그와 독일 서포터즈도 열광적이지만 (북한) 경기장 전체가 대표팀 경기를 응원한다. 일체감이 있었고 지금까지 해 본 축구 경기 중 가장 쉬웠다"며 "큰 환호 속에 선수들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특히 소통이 중요한 수비수들은 조율에 실수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 대표팀의 거친 플레이에 대해 정대세는 "대표팀에 있을 때 느꼈던 것은 상대를 다치게 하는 것은 잘하지만 규칙 안에서 어려운 것을 잘한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동아시아 라이벌로 매우 치열한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유럽은 대단하다' '아시아는 더럽다'는 말로 상대를 깎아내리면 세계에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본의 북한 원정은 준비 과정부터 험난하다. 지난 15일 일본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9일 현장 답사를 목적으로 예정됐던 평양 방문이 취소됐다.
일본 축구협회는 인조 잔디 등 선수단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표단을 꾸려 평양 방문을 계획했다. 이는 이번 달 재개된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평양 정기 항공편으로 일본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본 매체 스포츠아넥스는 "이에 따라 일본 대표팀은 김일성 운동장 인조 잔디를 미리 경험하거나 알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더 있다. 경기를 생중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는 이날 "일본의 북한 원정 경기가 생중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경기 장소를 평양 김일성경기장으로 확정했지만 유엔(UN) 대북제재에 따라 지상파 및 인터넷 중계를 취소한다고 양국 축구협회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래도 실시간으로 경기를 확인할 수는 있었다. 매체는 "2011년 북한 원정 경기의 경우 TBS와 NHK를 통해 생중계 됐고, 평일 오후 4시 경기였음에도 15.5%의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21.6%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상황 파악조차 할 수 없다. 정치적 경색 국면이 13년 전보다 더 극심해 홈팀에 부여한 중계권조차 거래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에 일본축구협회는 선수단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제3국 개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일본 A매치가 인터넷으로도 생중계가 되지 않는 건 지난해 11월 시리아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중계권료 협상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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