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급성장한 선수는 처음 봤다" SK의 한줄기 빛 오재현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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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 07:31
프로농구 서울 SK의 가드 오재현
"이 정도로 급성장한 선수는 처음 봤습니다"
서울 SK의 가드 오재현(23)의 가파른 성장세는 2023-2024시즌 프로농구에서 주목할만한 화두다.
오재현은 최근 남자농구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그의 농구 인생 첫 태극마크였다. KBL을 대표하는 정상급 스타들 사이에서 오재현은 유일한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이었다. 프로 입단 당시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는 의미다. 특별 귀화 선수인 라건아를 제외한 나머지 10명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 이내에 지명된 선수들이었다.
오재현은 2020-2021시즌 데뷔했다. 한양대 재학 시절부터 인정받은 수비력은 프로 무대에서도 주목받았다. 당시 리그 정상급 가드였던 안양 KGC인삼공사의 변준형을 악착같은 수비로 막아내면서 처음 유명세를 얻었다.
약점도 분명했다. 득점력, 특히 슈팅이었다. 프로 3년차가 된 지난 시즌에는 '오재현이 3점슛을 3개 이상 넣으면 SK가 이긴다'는 공식이 생겼다. 이 말에는 오재현이 3점슛을 종종 3개 이상 넣었다는 의미와 함께 외곽슛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뜻도 담겨 있었다.
오재현은 "(지난 시즌까지) 우리 팀에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 자밀 워니 등 20득점씩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난 보여줄 기회가 없었지만 형들은 언젠가 내가 보여줄 시기가 올 것이고 그걸 하려면 지금부터 연습을 해야된다고 했다. 그래서 3년 동안, 정말 계속 연습했다"고 말했다.
노력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오재현은 올 시즌 들어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오재현은 정규리그 45경기에서 평균 11.5득점, 3점슛 성공률 33.5%를 기록했다. 첫 3시즌 기록은 각각 5.3득점, 3점슛 성공률 30.0%였다.
올 시즌 초반과 그 이후를 비교해도 마치 다른 선수 같다. 오재현은 최근 15경기에서 평균 16.4득점, 3.6어시스트, 1.9스틸, 3점슛 성공률 35.4%를 기록했다. 간판 가드 김선형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이 기간에 자밀 워니에 이어 팀내 득점 2위를 차지했다.
오재현은 지난 1월 18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개인 최다 36득점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약 일주일 뒤에는 2경기 동안 총 60득점을 몰아치며 활약했다. 시즌 초반까지 '수비형 가드'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던 그가 공수를 겸비한 선수로 발전한 것이다.
오재현은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 경기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또 세웠다. 13득점에 어시스트 9개를 보탠 오재현은 자신의 통산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 기록을 갈아치웠다. 메인 볼 핸들러로서도 발전된 기량을 선보였다.
전희철 감독은 현역 시절, 코치 시절 그리고 SK의 사령탑을 맡았던 기간을 통틀어 오재현만큼 단기간에 성장한 선수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 경기에서 허웅을 상대로 돌파하는 서울 SK의 가드 오재현프로농구 서울 SK의 가드 오재현의 슈팅 장면
전희철 감독은 "누군가 다친다는 것은 팀에게는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팀에게 빛은 있어야 한다"며 "오재현은 성장 단계가 빨랐고 그 성장이 좋은 타이밍에 나왔다. 그동안 볼 핸들러 역할을 못 맡기겠다고 생각했는데 코트에서 내 눈에 직접 보여주고 있다. 수비수로 시작해 공격력을 장착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재현은 지난 3년 동안 연습을 통해 적극적으로 득점을 시도하고 볼 운반과 배급을 함께하는 가드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증명할 기회가 없었다. 정작 코트에서는 상대 에이스 가드를 따라다니고 공격 시에는 베이스라인에 서서 동료들이 만들어주는 기회를 기다리는 역할이 전부였다.
김선형의 부상은 SK에게 큰 불행이었지만 오재현의 성장이라는 희망을 얻었다.
오재현은 "내가 30득점, 20득점을 할 때도 내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제한적인 상황에서) 그냥 했던 것이다. 그렇게 계속 하다 보니까 감독님께서 믿어주셨다. 최근에는 리딩까지 주문을 하신다. 선수로서 역할을 하나 더 받아내고 나는 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감독님에게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재현은 태극마크를 달았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했다. 전희철 감독도 동의했다. "오재현이 대표팀 경기를 통해 패스에 눈을 떴다"며 "대표팀에서 손발이 맞는 동료들과 하니까 패스가 자신감 있게 쭉쭉 나가더라. 나도 그랬다. 대표팀에서 처음 뛰었을 때 빅맨이었던 내게 패스가 정말 입맛에 맞게 잘 들어왔다"고 말했다.
오재현에게 닮고 싶었던 선수가 있었는지 물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울산 현대모비스의 레전드 양동근을 좋아했다고 했다. 다소 의외였다. 어린 시절에는 보통 화려한 스타일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오재현은 달랐다. 그는 "선수 한 명에 팀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을 느꼈고 수비하는 모습에 반했다. 양동근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한양대(양동근의 모교)로 진학한 이유도 있었다. 우리 팀에 (김)선형이 형도 있지만 나와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스타일이 무엇인지 잘 알았다. 대학교 코치님께서도 역할 모델을 잘 잡았다고, 꾸준하게 그렇게 성장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설명이 필요없는 KBL의 레전드 가드다. 코트에서는 압도적인 수비력을 기본으로 득점, 경기 운영 등 다방면에서 리그 최정상급 실력을 자랑했다. 코트밖 양동근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바로 노력, 열정, 헌신이다. 오재현은 어린 시절부터 양동근을 닮고 싶었고 조금씩 그 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SK가 '빛'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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