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주사’라기엔 너무 가혹하다…‘약체’로 꼽힌 키움의 힘겨운 개막 준비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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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20:23
2024시즌 개막일은 3월23일이다. 이 날부터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진다.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는 모두가 장밋빛 시나리오를 꿈꾼다. ‘공은 둥글다’라는 말처럼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정규시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시즌 동안 준비한 그대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막도 하기 전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팀이 있다. 바로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했던 키움이다.
키움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난 후에도 전망이 좋지 않았다.
주축 타자인 이정후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하며 떠났다. 선발 투수 안우진은 지난해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한 뒤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군입대를 결심했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선수들도 모두 팀을 떠났다. 이지영은 사인앤트레이드로 SSG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임창민은 삼성과 FA 계약을 했다.
지난해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선수들은 아직 재활 중이다. 2023시즌을 앞두고 FA 이적한 원종현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지난해 시즌을 조기 마감했고 아직도 재활 중이다. 정찬헌은 지난해 11월 허리 수술을 받았고 재활 중이다. 빨라야 5월 말에나 복귀한다.
그나마 키움 전력에 플러스가 된 건 군대 문제를 해결한 조상우 정도다.
때문에 올시즌 키움을 향한 예상 성적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일각에서는 키움을 ‘1약’으로 꼽는 이들도 있다.
키움은 매년 예상을 깨고 일어섰던 것처럼 올시즌에도 그런 마음으로 개막을 준비하려 했다. 주장 김혜성은 “외부 평가는 신경쓰지 않고 우리 목표대로 열심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나 이조차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시즌 내내 발목을 잡았던 부상 악령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키움은 미국과 대만에서 이번 시즌 준비를 했다. 그런데 대만 캠프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이 나왔다.
그 중 한 명은 이주형이다. 지난해 최원태의 트레이드 카드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주형은 팀을 떠난 이정후의 빈 자리를 대신할 재목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주형은 왼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조기 귀국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선발진에서 경쟁을 펼치던 투수 장재영도 팔꿈치 부상으로 스프링캠프를 온전히 마치지 못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가뜩이나 ‘없는 살림’ 속에서 팀 전력을 꾸려나갔다.
선발진 구성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하영민, 조영건, 김선기 등으로 5선발을 채울 참이었다. 그런데 조영건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게 됐다. 새로운 투수로 이 자리를 채워야만 한다.
홍원기 감독은 “예방주사라고 생각한다”라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가뜩이나 전력에서 누수가 많은데 처해진 환경도 좋지 않다.
키움은 시범경기 내내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 대신 다른 구장들을 떠돌았다.
고척돔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전 준비로 대대적인 내부 공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잔디 등 전반적인 부분들은 물론 좋아졌지만 키움은 새 구장에서 거의 연습도 못 해보고 개막을 맞이하게 됐다.
유일하게 연습을 해 볼 수 있는 날은 지난 18일 LA 다저스와의 경기 뿐이었다. 이날 키움은 새롭게 단장한 원정 라커룸을 쓸 수도 없었고 지하 공간의 회의실을 라커룸으로 사용했다. 홍원기 감독은 감독실에조차 들어갈 수 없었다.
다저스에게는 연습경기였지만 키움에게는 유일하게 개막 전 홈 구장에서 실전 감각을 조율해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선발 로테이션 순서대로 아리엘 후라도가 나서 개막 등판을 위해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후 거의 신인급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른 것도 홈구장에서 던질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키움은 언제나 힘든 상황에서도 돌풍을 일으켜왔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역대급으로 힘든 상황에서 개막을 맞이하게 됐다. 다들 가을야구, 우승 등을 외칠 때 키움은 한 시즌을 꾸려나가는 것에 대한 구상을 하는 것조차 힘들다. 키움은 시범경기 8경기 중 단 1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홍원기 감독에게도 2021시즌 부임 후 가장 힘든 시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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