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리스트부터 또?’ 지친 전력강화위원회…KFA, 협상력은 있나? [사커토픽]
2023카타르아시안컵이 막을 내린지 3개월여가 흘렀지만 한국축구는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트 클린스만’ 선임 작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정해성)가 찾아낸 유력 후보 2명이 모두 한국행을 거부하면서 작업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70여명의 외국인 감독들의 프로필을 검토한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달 초 몇몇 후보들을 압축해 비대면 면접을 했고, 이후 정해성 위원장이 직접 해외 출장을 떠나 대면 인터뷰를 가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이 열린 카타르에서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대표팀 감독(스페인)과 접촉했고, 4월 18일 영국 런던에서 제시 마치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미국)을 만났다.
그러나 성과는 없었다. 2차례 접촉으로 최우선순위 후보로 정해진 마치 감독은 열흘간의 줄다리기 끝에 2026북중미월드컵 공동개최국 캐나다로 향했고, 카사스 감독은 협상 일주일 만에 이라크 잔류를 결정했다. 1·2순위 후보 중에선 선임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던 전력강화위원회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정 위원장이 “세뇰 귀네슈 감독(72·튀르키예)이 포함된 3, 4순위 후보와는 따로 대화하지 않았다. 전면 재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전력강화위원회는 후보 리스트부터 다시 만들기로 했다.
KFA 협상력에 물음표가 따른다. “터무니없는 돈은 줄 수 없다”는 기조는 천안종합축구센터 건립 등으로 자금이 부족한 KFA 사정상 이해할 수 있으나, 협상에 정말 적극적인지 의문이 든다. 캐나다 역시 ‘감독대행’ 체제만 1년간 이어올 정도로 살림살이가 빡빡했지만,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참여한 구단주들의 후원이라는 묘안을 찾아냈다. 반면 KFA는 자체 재정으로만 해결하려고 한다.
세금 문제도 컸다. 마치 감독과 협상이 불발된 가장 큰 이유는 40%에 달하는 세금으로 알려졌다. KFA는 세금을 포함해 약 250만 달러(약 34억 원)를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치 감독은 연봉에는 거부감이 없었으나 높은 세율에 당황했다. 이 부분의 해결을 위해 진지한 논의가 필요했는데 진전되지 않았다.
협상 프로세스도 바꿔야 한다. 전력강화위원회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 거북했던 일부 인사들이 주도해 2021년 7월 개정된 KFA 정관에 따르면,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조언 및 자문’에 그친다. 협상에 전혀 개입할 수 없다 보니 면접에서 돈과 계약기간 등 가장 중요한 조건을 언급하지 못했다. 구조상 치명적 결함이다.
불필요한 가정일 수도 있지만 정 위원장이 마치 감독, 카사스 감독에게 솔직하게 이해를 구할 수 있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동시에 빠른 결론 도출로 시간낭비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양한 루트로 확인되는 정황에 비춰보면, 돈도 적은 데다 협상 자체도 매끄러울 수 없는 탓에 그들에 한국은 매력이 없는 선택지였다. 그저 ‘월드컵 출전’만으로는 유명 지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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