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포수'서 'FA 대박 투수' 된 김재윤... "내 목표는 '삼성 왕조'의 클로저"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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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0 06:00
'방출 포수'에서 '자유계약선수(FA) 대박 투수'가 된 기적의 주인공 김재윤이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투구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08년 7월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한국 청소년대표팀은 백업 포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손가락 부상을 당한 주전 포수 김재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차선책이었다. 대회 전부터 불거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백업 포수는 전 경기를 소화하며 한국의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그러나 그는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해외로 눈을 돌려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 계약하며 도약을 꿈꿨지만, 약 4년간 마이너리그만 전전하다 2012년 방출됐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약점으로 지목된 '물방망이'가 번번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해외파 복귀 2년 유예’라는 KBO 규정 탓에 국내 프로무대에 곧바로 재도전할 수도 없었다. 허송세월을 보낼 수 없었던 그는 우선 병역부터 해결했다. 그마저도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가 아닌 현역병(육군 1군사령부 의장대) 입대였다.
병역의무를 마친 그는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특별지명(신생팀 특별라운드)을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또 한 번의 큰 변화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조범현 당시 KT 감독의 제안으로 포수 마스크를 벗고 투수로 전향했다. 25세, 운동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에 받아 든 새 포지션임에도 그는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고, 9시즌 동안 44승 33패 169세이브 17홀드를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뒤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는 결국 삼성과 4년 최대 58억 원의 대형계약을 체결한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영화 같은 야구인생을 써 내려가고 있는 김재윤을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났다.
KBO리그 차기시즌 삼성의 불펜을 책임지게 된 김재윤이 18일 본보와 만나 삼성을 택한 이유와 각오를 밝히고 있다.
“(FA 협상 개시일) 0시가 딱 되자마자 삼성 구단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김재윤은 삼성행을 택한 이유로 ‘진정성’을 꼽았다. 그는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삼성이 김재윤에게 제안을 건넬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FA 협상일이 시작되자마자 연락을 받으니 ‘구단이 나를 정말로 원하는구나’라는 게 피부로 와닿았다”고 밝혔다.
삼성이 김재윤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보낸 이유는 분명하다. 삼성은 지난해 구원진 평균자책점 최하위(5.16)를 기록했고,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역전패(38회)를 당했다. 김재윤에게 ‘불펜 재건’이라는 특명이 내려진 셈이다. 그의 목표 역시 구단의 바람과 맥을 같이한다. 김재윤은 “내 첫 번째 목표는 ‘삼성 왕조’의 재건”이라며 “(오승환, 임창민 등) 선배님들의 뒤를 잘 따르고, 어린 선수들에게 내 경험을 전하면 분명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재윤이 우여곡절을 통해 얻은 경험도 구단에 큰 플러스 요인이다. 특히 굴곡의 순간마다 가졌던 ‘향상 의지’는 후배들에게 큰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김재윤은 “미국 생활을 버티게 해준 원동력은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가자’는 마음가짐이었다”며 “군 복무 중에도, 투수로 전향하는 과정에서도 단 한 번도 이 다짐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영어를 배워 팀원들과 어울렸고, 의장대 복무 당시에는 전투체육시간은 물론이고 취침시간에도 동의를 얻어 체력단련을 했다. 투수 전향 후에는 늘 다른 투수들의 투구영상을 보고 보강훈련에 나섰다. ‘FA 대박’을 터트린 뒤에도 김재윤은 또 다른 과제를 발굴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작은 구장이기 때문에 최대한 실투를 줄여야 한다”며 “변화구를 더 낮고 정확하게 던지는 데 초점을 두고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윤이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훈련 중 슬라이더 그립을 잡고 있다.
김재윤이 삼성과의 계약으로 얻은 건 금전적인 보상만이 아니다. 그는 늘 ‘롤모델’로 언급했던 오승환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김재윤은 “오승환 선배의 영상을 수백, 수천 번 돌려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투구폼도 비슷해졌다”며 웃은 뒤 “계약 후 야구장에서 두 번 봤는데도 한 팀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축하한다. 잘해보자’ 정도의 짧은 대화만 나눴는데, 팀 훈련이 시작되면 오승환 선배께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며 배울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오승환은 차기 시즌 김재윤의 경쟁자이기도 하다. 삼성에는 리그 정상급 클로저 3명(오승환 김재윤 임창민)이 속해있어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대선배들과의 경쟁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김재윤은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마무리 투수는 불펜에서 제일 믿을 수 있는 투수이자 가장 강력한 구위를 가진 투수”라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중간계투들이 마무리 보직을 꿈꾸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이를 위해 철저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설정한 목표도 그가 마무리 보직을 탐내는 이유다. 그는 “당연히 팀 우승이 최우선 과제지만, 개인타이틀도 욕심이 난다”며 “2년 연속 세이브 부문 2위를 했다. 마무리 보직을 받게 된다면 구원왕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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