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패배 신태용, 선수들에 휴식 부여 "16강 하늘의 뜻, 쉬게 해주고 싶다"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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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5 11:26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이 일본전 완패에도 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토너먼트 진출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1-3으로 졌다.
이날 인도네시아와 일본의 경기는 D조 2위 결정전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이라크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1-3으로 패했지만 2차전에서 베트남을 1-0으로 꺾고 1승 1패, 승점 3, 골득실 -1을 기록 중이었다.
우승후보 일본은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힘겨운 4-2 역전승을 거뒀지만 2차전에서 이라크에 1-2로 덜미를 잡혔다. 아시안컵 본선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과 다르게 조별리그 순위 결정 시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보다 상대 전적, 승자승을 먼저 따진다.
일본은 이라크에 패하면서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인도네시아를 크게 이기고 이라크가 베트남에 지더라도 D조 1위가 될 수 없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일본을 꺾는 이변을 일으킬 경우 D조 2위로 16강에 직행할 수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일본을 상대로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라파엘 스트라윅을 중심으로 에기 비크리와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이 공격을 이끌었다. 측면에는 야콥 사유리와 프라타마 아르한이, 중원에는 이바르 제너와 저스틴 후브너가 배치됐다. 후방은 샌디 월시, 조르디 아마트, 그리고 리즈키 람다니가 책임졌다. 골키퍼 장갑은 에르난도 아리가 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FIFA 랭킹 17위 아시아 최강 일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전반 초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준 뒤 주도권을 완전히 뺏겼다. 일본 특유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에 고전하면서 끌려갔다.
인도네시아는 후반 중반부터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다. 일본의 파상공세에 실점 위기가 계속됐고 두 번이나 더 득점을 허용했다.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고 후반 추가시간 한 골을 만회하면서 영패만 모면했다. 1승 2패, 승점 3으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일본은 D조 2위로 16강에 안착했다.
인도네시아는 비록 일본에 패했지만 아시안컵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건 아니다. 아시안컵은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부터 본선 참가국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확대됐다. A~F조 1, 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각 조 3위 중 상위 4개국이 추가로 토너먼트 진출 기회가 부여됐다.
25일 현재 각 조 3위팀 중 B조의 시리아(1승 1무 1패, 승점 4), C조의 팔레스타인(1승 1무 1패, 승점 4)은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반면 A조 3위 중국(2무 1패, 승점 2)은 짐을 싸서 귀국길에 오른다.
남은 2장의 16강 티켓은 인도네시아와 E조의 바레인(1승 1패, 승점 3), F조 오만(1무 1패, 승점 1)의 싸움이다. 바레인은 25일 요르단과의 E조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인도네시아를 제치고 16강 막차 탑승이 가능하다. 오만은 F조 최약체 키르기스스탄을 꺾으면 승점 4로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낙승이 예상된다.
인도네시아가 기대하는 건 바레인이 요르단에 덜미를 잡히는 것이다. 바레인은 현재 골득실에서 -1로 -3인 인도네시아에 앞서 있다. 요르단에 1골 차로만 패하더라도 16강 진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요르단이 E조 1위로 16강에 오를 경우 D조 2위 일본과 격돌하기 때문에 바레인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F조에서는 키르기스스탄이 오만을 이기는 대이변이 발생하더라도 2골 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하다. 키르기스스탄은 무득점, 4실점으로 골득실에서 -4다. 1-0 승리 시 인도네시아와 골득실은 같지만 다득점에서 밀린다. 오만은 골득실에서 -1이기 때문에 키르기스스탄을 이기기만 하면 무조건 인도네시아보다 앞선다.
인도네시아 언론 '볼라스포츠'는 일본전 직후 "현재 상황을 비추어 보면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상황은 좋지 않다"면서도 "인도네시아는 25일 E조와 F조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역대 아시안컵에서 1996년 UAE, 2000년 레바논, 2004년 중국, 2007년 동남아 4개국 대회에서 본선 무대를 밟았다. 2007년의 경우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과 함께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축구가 아시안컵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04년과 2007년 대회 조별리그 1승 2패로 11위에 오른 게 역대 최고 성적이다.
신태용 감독은 일본전 종료 후 일단 선수들에게 25일 하루 휴식을 부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조와 F조 경기 결과를 지켜본 뒤 추후 스케줄을 결정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인도네시아 언론 '안트라뉴스(Antranews)'에 따르면 신태용 감독은 "조별리그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25일 하루 쉬게 된다"며 "하늘의 뜻이다. 물론 (다른 조 경기에서)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지만 뭐라고 말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을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쉬게 해주고 싶다. (E조와 F조 최종전을) 혼자 지켜보게 놔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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